[화신 관찰일지] 유리잔의 화신

유리잔의 화신

Avatar of Glass

[분류]

[출현 빈도]

[성향]

유리잔의 화신은 왼쪽으로 크게 물결치듯 넘겨진 머리카락, 땅에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는 긴 소매와 긴 옷을 입고 있습니다. 또 양쪽으로 날개처럼 줄지어 날고 있는 유리조각들이 특징적입니다. 그녀의 옷과 장식은 모두 마름모 형태로 장식되어 있으며, 빛을 산란해 에메랄드빛으로 보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리병, 유리잔, 유리 용기에 기거합니다.

인간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리잔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유리잔은 인간들의 애환을 달래기도, 한껏 멋을 내보이게도 만들었습니다. 그녀 특유의 성격은 그런 감정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험 1

먼저 나무로 만든 작은 장난감 자동차를 화신의 거처에 두었습니다. 유리잔의 화신은 조신하게 걸어나와 자동차를 살펴보다,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러자 유리잔의 화신은 어째서인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를 떴습니다.

실험 2

다음으로 램프, 우퍼를 이용해 일정한 주기를 두고 광선과 음파를 화신의 거처에 쏘았습니다. 유리잔의 화신은 밤이 되어서야 느릿느릿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녀는 쏘아지는 빛과 소리를 즐기면서 유리 조각을 불러 모았고, 작은 잔을 만들더니 그 안에 들어있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올라온 그녀는 슬슬 한계라 생각했는지 잔을 깨버리고 비틀비틀 거처로 몸을 숨겼습니다.

실험 3

이번에는 그녀의 모습을 본떠 만든 작은 돌 조각상을 화신의 거처에 두었습니다. 유리잔의 화신이 걸어나오자 그녀는 뚫어져라 조각상을 쳐다봤습니다. 잠시 뒤, 유리잔의 화신이 유리 조각을 불러 모아 정교하고 아름답게 자신의 모습을 빚어냈습니다. 그녀는 두 개의 조각상을 번갈아가며 보다 만족한 듯 거처로 돌아갔습니다.

비고

유리잔의 화신은 살덩이의 화신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 밤이 되면 둘이 만나 서로 고기와 술잔을 나눠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리잔의 화신에 의하면, 살덩이의 화신은 아무리 술을 먹어도 전혀 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